2009-08-12

로베르 인명사전


'아멜리노통은 내 운명의 작가야.'



"그가 아기를 어떻게 협박했는데요?"
"아기가 사내애면 탕기라고 부르고, 여자애면 조엘이라고 부르겠다고 했어요."
"그리고?"
"그뿐이에요."

그 후로 아주 한참이 지나서야 플렉트뤼드는 '아빠'라는 말을 했다.
그 다음날 순전히 예의상 그 애는 '니콜'과 '베아트리스'를 불러주었다.

"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렴."
아이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헉 하고 숨을 멈추었다.

만약 아르시노에들이 셀리멘들을 거세게 비난하면서
자신들의 외모에서 그나마 봐줄 만한 부분을 부각시키려 애쓴다면,
그들은 두배로 추해질 것이다.

"그럼 넌 싫어하는 게 아무것도 없니?"
"있어! 말린 무화과가 싫어."

그 애는 어쨌든 열 살짜리에 지나지 않았고 그렇게 조숙한편도 아니었지만,
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이미 깨닫고 있었다. 무엇인가를 잘할 것 같아 보인다고 해서
실제로도 그런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.

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것에 감흥이 없어지는 것이야말로
유년과의 이별을 뜻할지도 모른다고 플렉트뤼드는 생각했다.

편지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충분한 이유에서
그녀는 유서따위는 남기지 않기로 했다.

그 젊은 여인에게 은총만큼이나 많은 시련을 안겨준 요정들-그 수가 너무 많은 것이 분명한-은
이제 그녀에게 이집트의 재앙들보다 더 가혹한, 아멜리 노통이라는 벨기에의 재앙을
보내게 된다.